[새집풀이]
여루여루 지신아 지신아밟아 울리세
좋은날 가리받아 오색토로 금토놓고
경상도 안동땅 제비원에 솔씨받아
거지봉산 뿌려서 타박솔이 되었구나
삼정승이 가꾸어서 일구울창 하였구나11)
앞집에 김대목 뒷집에 박대목
첫닭울어 밥해묵고 두홰울어 신발하여
오른어깨 대톱걸고 윈어깨 소톱걸어
알매망태로12) 울리미고 거지봉산 들어가니
선천지 후천지 억만세계가 무궁하라
산의조종은 곤룡산이요 수지조종은 황하수라
곤룡산 일지맥에 조선이 생겼으니
백두산이 주산되고 한라산이 안산이요
두만강이 청룡되고 압록강이 백호로다
건곤이 개벽후에 별계를 이뤘으니13)
지세도 좋거니와 풍경이 더욱좋다
에이에물물 밝혔으니 소중화가 되었에라14)
팔도강산 좋은경치 역력히도 밟아보니
경기도라 삼각산을 한강이 둘러있고
충청도라 계룡산은 백마강이 둘러있고
함경도라 백두산은 두만강이 둘러있고
황해도라 구월산은 새로강이 둘러있고
평안도라 묘향산은 대동강이 둘러있고
전라도라 지리산은 금주공강15) 둘러있고
경상도라 태백산은 낙동강이 둘러있고
제주도라 한라산은 태평양바다가 둘러있고
강원도라 금강산은 세계명산 되었에라
팔도강산 좋은경치 역력히도 끌어다가
이땅중에다 모셨으니 천하대지가 여기로다
금강산중허리에 올라가여 나무한쌍 만났구나
치아다보니 낙락장송 니려다보니 만학천봉
기우기우 우는소래 귀신겁나 못비겠네
그나무를 그만두고 또한봉을 찾어가자
금강산 상상봉에 나무한쌍을 골라잡아
키도크고 곧은나무 이집성주가 좋을씨고
큰톱을 걸어놓고 실금실금 톱질이야
당길적에도 톱질이야 밀적에도 톱질이야
그나무한쌍 눕는소래 천동지동을 하는구나
온동네 부역꾼아 일심동력 하여주소
배고플 때 밥을묵고 목마를 때 술을마셔
용의설에다 터를닦아 학의머리 집을지어
사귀앗아16) 구멍을뚧어 입구자로 집을지어
열두자길이로 연목걸고17) 오색토로 알매치고
암재숫재로18) 골라이어 사모에다 풍경달아
동남풍이 디리부니 풍경소리 요란하다
어떤낡은 팔자좋아 우리나라 가사되고19)
어떤낡은 팔자좋아 이집성주 되었는고
성주님은 팔아좋아 황금주초 유리기동
천년지도로 눌루고 만년지도로 눌루자
[성주 모시기]
모시자 모시자 성주님을 모시자
은하수라 바라보니 배가삼척 떠오르네
첫째배를 바라보니 세존님이 타신배라
둘째배를 자라보니 석가여래 타신배라
시째배를 바라보니 이집성주 타신배라
거동보소 거동보소 성주님 거동보소
모로비단 속적삼에 난정자 대를매고
앞을보니 금봉채요20) 뒤를보니 술절배라
좌중하소 좌중하소 이가중 이명당에21)
이집에라 대주양반 성주님을 모실라고
중탕에 목욕하고 하탕에라 손발씻고
갖추갖추 장을봐서 만반제수 차려놓고
비나이다 비나이다 성주님전 비나이다
성주님모신 오날부터 이집에라 대주양반
조선팔도 다댕기도 남에눈에 꽃이되고
남에눈에는 꽃이되고 이내몸에는 잎이되어
아들아기 놓거등 경상감사 마련하고
딸애기를 놓거들랑 정절부인 마련하소
금자동아 옥자동아 부모에게 효자동아
나라에는 충신동아 형제간에 우애동아
일가간에 화목동아 이웃간에 우애동아
일년하고 열두달 삼백하고 육십날
천년지도로 눌루고 만년지도로 눌루소
안가태평 하옵시고 만수무강 하옵소서
잡귀잡신은 제송하고 만복을 점지하소
10) 정상박․유종목, 韓國口碑文學大系 8-7(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3), 230-233 쪽.
11) 나날이 울창해져 갔구나
12) 연장망태를.
13) 별세상이 생겼으니.
14) 의외의 물물이 생겼으니 소중하게 되었구나.
15) ‘영산강’의 잘못이다.
16) 네모가 지도록 깎아.
17) 서까래를 걸고.
18) 암키와 수키와로.
19) ‘임금이 사는 집이 되고’라고 풀이해 주었다.
20) 녹음실수로 지워진 부분이다.
21) 座定하소 座定하소 이 家中 이 名堂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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